당국자 "미-북 6자회담 재개 기대 있지만 아직 미지수"

미국 정부는 늦어도 연내에는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대화를 시작하더라도 양자 대화를 오래 지속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6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미대화의 개최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회담이 성과 없이 무한정 가는 것은 아무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도 이 협의가 무한정 지속되서는 안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북미대화를 가진 후 북한이 6자회담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고, 북미대화 횟수를 (한차례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자대화가 지속되는 것은 선호하지 않으며 가급적 빨리 6자회담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북미대화 후 6자회담 복귀 보장 여부와 관련, 이 당국자는 "북한이 6자회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면 미국이 북미대화에 나가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북미대화 후 북한이 6자회담으로 복귀한다는 게 담보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이 다시 열리게 되기를 바라는 기대들이 있지만, 6자회담이 열릴지는 아직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성 김 미국 6자회담 특사와 리 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의 최근 북미접촉 결과와 관련, 이 당국자는 "서로 의견 교환을 하고, 상호의 뜻을 알았을 테지만 세부 이슈들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로 대화를 할 경우 일정한 기대를 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무슨 담보나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미대화의 개최장소가 북한 외 제3국으로 결정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다른 장소에 대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북미대화 검토가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방북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북미대화가 열릴 경우 보즈워스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 측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북한이 6자회담이 아닌 다자회담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에 대해 이 당국자는 "다자회담에는 가겠지만 6자회담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주장을 북한이 논리를 세워서 설득력 있게 얘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그렇게 얘기할 틈을 주는 것도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6자회담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중국도 의장국으로서 강하며, 러시아, 일본도 마찬가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대화에서 북한이 제기할 수 있는 요구와 관련 "북한은 모든 문제의 출발이자 핵문제를 탄생시킨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적대시 정책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나 한국은 북한 주장을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답은 하겠지만 북한 논리를 따라가며 협상할 순 없다"고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