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80%, 北주민 한국과 통일 원할 것"

북한 수용소에서 생체실험을 당했다는 탈북자들의 주장을 담은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미국 피터슨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최근 KDI 세미나에서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경험한 억압과 처벌'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 같은 설문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설문 조사 결과는 2004년 8월~2005년 9월 중국 11개 지역에 거주하는 1천346명의 탈북자와 2008년 11월 한국에 거주하는 300명의 탈북자를 일대일 인터뷰해 작성한 것이다.

이 두 차례의 조사에서 중국 거주 탈북자의 55%는 '북한 수용소에서 생체 실험을 당했다'고 답했으며 '신생아 살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5%에 달했다.

한국 거주 탈북자 중 7%도 '신생아 살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처형을 목격했다'는 한국 거주 탈북자가 응답자의 51%에 달했고 '고문으로 인한 사망을 봤다'는 중국 거주 탈북자는 60%에 이르렀다.

'급식 박탈'은 중국 및 한국 거주 탈북자 대부분이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탈북자 중 92.1%는 '북한 정부의 정책 때문에 북한 경제가 악화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87.3%는 '북한에 있을 당시 한국과 통일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탈북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이라고 응답한 탈북자가 56.7%로 가장 많았고 정치적 자유(27%), 공포감(8%) 순이었다.

중국 거주 응답자의 30%, 한국 거주 응답자의 33%는 '대기근 시기에 가족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 거주 응답자의 43%, 한국 거주 응답자의 56%는 '상당수의 탈북자가 대북 식량 원조 프로그램에 대해 모르고 있으며 이들 중 소수만이 북한이 원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원조의 혜택은 군대(67.4%), 정부 및 당간부(28.7%)에게 돌아갔다고 생각하는 응답이 다수였으며, 현재 북한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41.9%에 달했다.

탈북자들이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국가는 한국(64%)과 미국(19%)이 압도적이었으며, 응답자의 80% 이상이 한국과의 통일을 희망했으며 북한에 있는 동료의 생각도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