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 정상회의, 한.호주 정상회담 참석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아직 북한의 의도가 불투명하며 핵을 포기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는 징후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동남아 3개국 순방 마지막날인 25일 EAS(동아시아정상회의) 업무 오찬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EAS는 아세안(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지역 협의체로 이번에 4번째 정상회의를 가졌으며 이 대통령은 처음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는 대화의 길을 계속 열어놓되 유엔안보리 결의 1874호의 엄격한 이행 등 단합된 입장을 유지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진정한 대화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포기의 결단을 내리고 조속히 6자회담으로 복귀하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북핵 양자 및 다자회담에 참여하겠다는 밝히고 남북관계의 진전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북한의 의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고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대두된 이후 국제사회의 해결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대화와 긴장상태를 오가며 전진과 후퇴, 지연을 반복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으며 더 이상 이러한 전철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런 판단에 따라 북한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일괄타결 방안을 제시했다"며 "이는 북한의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안전보장과 경제원 등에 대해 일괄합의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최근 빈발하는 동남아지역의 자연재해에 우려를 표명하고 역내 재난관리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동아시아 지역의 재난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인도적 지원을 계속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서는 개발도상국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을 국제적으로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동아시아 기후 파트너십 등 역내 기후변화 대응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ESA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의장성명과 재난관리 성명, 날란다대학 재건에 대한 공동언론성명을 채택했다.

날란다대학은 5세기경 세워진 인도 최고의 불교대학으로, 인도는 지난 2007년 EAS 정상회의때 날란다대학 재건 사업을 제안했었다.

이 대통령은 또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G20 체제 강화, 기후변화 대처, 북한 핵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일괄타결 방안, 즉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을 설명했으며 러드 총리는 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양국 정상은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한편 한.중.일 통상장관들은 이날 후아힌에서 회담을 갖고 내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 이전에 한.중.일 FTA(자유무역협정) 산관학 연구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후아힌<태국>연합뉴스) 추승호 이승우 기자 chu@yna.co.kr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