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 사령탑인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재보선을 불과 사흘 앞둔 25일 막판 사력을 다했다.

그동안 여야 대표들은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한 표라도 더 끌어모으는 데 그야말로 동분서주했다.

이번 선거의 승패는 두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차기대권을 노리는 정몽준 대표에게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지만 패배할 경우 대표 지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배수진을 친치고 있다.

정세균 대표로서도 지도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느냐, 아니면 비주류에 의해 흔들리느냐의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정몽준 대표 = 정 대표에게는 이번 재보선이 중대한 시험무대이다.

임기는 내년 7월까지이지만 재보선 성적표에 따라 6월 전국 지방선거 전에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때문인지 지원 유세에 나선 정 대표 표정에는 절박감이 묻어난다.

"횡단보도 건너가는 아저씨 잘 부탁합니다", "과일가게 아주머니도 안녕하시죠?" 지난 20일 안산 한 마트 앞에서 유세차에 오른 정 대표는 유권자들이 무심히 지나쳐 가자 준비한 원고를 읽는 대신 즉석에서 `호명 유세'로 관심을 끌었다.

선거가 열리는 5개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그 지역이 고향인 국회의원을 직접 섭외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중부권 박빙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그동안 정 대표의 하루 이동거리는 수백 ㎞를 넘었다.

안산에서 출근인사를 한 뒤 충북에서 거리유세, 수원에서 퇴근인사를 하는 식이다.

각각 100㎞가 넘는 거리다.

24일에는 수원 한 교회에서 새벽 5시 예배를 본 뒤, 충북으로 이동해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조기축구회에 참석했다.

앞서 22일에는 충북의 한 목욕탕에서 알몸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식사는 중간 중간 휴게소를 들러 군밤, 김밥 등 주점 부리나 시장 상인으로부터 산 과일 등으로 때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군다나 홍보를 위해 승용차를 이용하는 대신 당 로고가 박힌 대형 버스를 이용해 피로감이 더할 수밖에 없다.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SOS' 신호 때문에 미리 준비된 일정표에는 몇 개씩 일정이 보태지기 일쑤다.

물론 앞으로 사흘간 일정표는 더욱 빼곡하게 채워질 전망이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대표가 이동 중에도 사람이 많겠다 싶은 데는 내리자고 해서 인사를 하고 간다"며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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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안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