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자가 어떤 근거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이명박 대통령 초청 발언을 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우리 정부는 이 대통령과 지난 8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북한 조문단 간의 대화 내용,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있었던 한 · 중 정상회담 상황을 정보 공유 차원에서 미국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지는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런 내용들을 미국에 전해줬는데 미국 정부 내부의 정보 전달 과정에서 와전됐다는 게 우리 정부의 판단이다. 단순 말실수라는 얘기다.

그렇지만 다소 모호한 구석도 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간 회담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김 위원장의 공식 초청은 없었다고 반박하면서도 "남북 관계 진전이 이뤄지면 (남북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들이 오갔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원론적 수준'이라고 했지만 뭔가 속 깊은 얘기를 나눴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은 원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열린 자세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