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거듭 공직 기강을 다잡기 위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장 · 차관 워크숍에서 "공직자들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잠시 권한과 권력을 위임받은 것일 뿐"이라며,특히 성과보다 말이 앞선다는 뜻의 '교언무실'(巧言無實)을 인용해 "권한이 많을수록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주초의 국무회의,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등에서의 '주의령'에 이어 일주일 동안 네 번에 걸쳐 공직자 기강확립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 배경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최근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를 넘어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는 과정에서 부쩍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표출되고 물의를 빚어 온 까닭이다. 참모들의 알력에 따른 잡음,업계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이 청와대 내부에서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 일각에서는 높은 지지율에 취한 오만으로까지 표현할 정도다.

이런 행태들이 공직기강 해이로 이어지면서 국정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 우리 경제가 위기국면을 지나 겨우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긴장감을 풀 때가 전혀 아니다. 위기관리체제의 고삐를 더 조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다.

사실 공직기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공무원 기강확립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분위기를 바로 잡고 철저한 내부단속으로 공직사회의 긴장도를 높이지 않을 경우,자칫 정권 중반 이후 만연해질 가능성이 높은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에 따른 국정혼선,복지부동과 부정부패를 차단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러한 공직기강 확립 분위기가 결코 일과성(一過性)으로 흘러서는 안될 일이다. 이 대통령은 장 · 차관 워크숍에서 "국민의 마음을 읽는 진정성과 현실감각을 갖고 국정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국정을 펴는데 전념해 달라는 얘기다.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첩경도 결국 공직자들의 그런 솔선수범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