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충돌 가능성..경고 뒤엔 행동"

북한 해군사령부는 15일 남한 해군 함선들이 "어선단속을 구실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NLL)을 고수"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자신들의 영해를 지속적으로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며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해군사령부는 이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보도'를 통해 "남조선 군당국의 우리측 영해침범 행위는 충돌의 불씨를 안고 있는 이 수역의 정세를 인위적으로 긴장격화시켜 남북관계를 또다시 악화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책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서해에서 '제3의 충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영해침범 행위를 당장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보도는 "경고 뒤에는 행동이 따르게 된다는 것을 남조선 군당국은 똑똑히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북한 해군사령부의 이날 '보도'는 특히 남북간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이 열리고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도 예정되는 등 남북관계가 호전되는 가운데 나와 그 의도가 주목된다.

보도는 남한 해군이 "12일 하루동안에만도 10여차에 걸쳐 16척의 전투함선들을 황해남도 강령군 쌍교리 구월봉 남쪽 우리측 영해에 침입시켰다"며 이로 인해 이 수역에선 "쌍방간에 해상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위기일반의 사태가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9월 중순부터 계단식으로 확대돼온 이와 같은 군사적 도발을 10월에 이르러 하루 평균 3-4차에 달한다"고 보도는 덧붙였다.

보도는 북한 해군이 `국제초단파 무선대화기'로 "우리측 어선들이 우리측 영해에서 정상적인 어로작업을 하고 있다"고 남측에 통보하면서 남측 함선들의 즉각 철수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남측 함선들은 "(북한 어선들이) 북상하지 않으면 강경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1999년 6월 제1차 연평해전 뒤인 그해 9월2일 인민군 총참모부 '특별보도'를 통해 ▲북측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과 남측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점 ▲북측 웅도와 남측 서격렬비열도, 서엽도 사이의 등거리점 ▲그로부터 서남쪽의 점을 지나 북한과 중국의 해상경계선까지 연결한 선의 북쪽 해상수역을 북한군의 해상군사통제수역으로 한다는 내용의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을 일방 선포하고 NLL의 무효화를 주장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남측 함선의 `북한 영해' 침범은 북측이 이같이 일방통보한 서해 해상군사분계선의 월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