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靑수석들 "섭섭하다" 항의하기도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이 지난 10일 서울시내 한 결혼식장에서 아들 인규(27)씨의 결혼식을 `조용하게'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한 지인에 따르면 정 실장은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청와대 참모들에게 청첩장을 돌리지 않은 것은 물론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일언반구하지 않아 결혼식에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집안의 `대사'인 장남의 결혼식임에도 불구하고 고위 공직자로서 자중해야 한다는 판단과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경우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청와대 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김백준 총무기획관에게만 장남 결혼식 사실을 조용히 알렸으며, 대통령실장실 참모들에게도 "절대 외부에 알리지 말라"며 철저히 `입단속'을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 실장은 친지와 서울대 교수시절 동료 등 극히 일부의 지인들에게만 결혼식 초청장을 보낸 뒤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석 여부를 확인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알리지 말라고 특별히 당부하는 등 철두철미하게 `보안'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결혼식장에서 축의금도 받지 않았으며, 화환도 사절했으나 총무기획관실에서 뒤늦게 알고 결혼식 직전에 이 대통령 명의로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정 실장의 `극비 작전'으로 인해 뒤늦게 결혼식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대통령실장실에게 전화를 걸어 "섭섭하다" "왜 알리지 않았느냐"면서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본인의 가족문제로 청와대 직원들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정 실장의 뜻"이라며 "정부 고위 관계자로는 서울대 교수시절 동료였던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대학시절 스터디그룹에서 만난 이화여대 출신 홍태화(65)씨와 1남 2녀를 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