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현대기아차 연구소에서 비상경제회의
김윤옥 여사, 정몽구 회장 부인 빈소 첫 조문

현대그룹에서 말단 직원으로 시작해 최고경영자(CEO)의 자리에 오르며 `성공신화'를 이뤄낸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8일 공교롭게 동시에 현대가(家)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 화성의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했으며, 김 여사는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의 부인 고(故) 이정화 여사의 빈소를 직접 찾아 첫번째로 조문한 것.
이날 오전 회의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이현순 현대기아차 부회장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과 환담한 뒤 회사 방명록에 '세계 가장 앞서가는 자동차회사 되기를 모든 국민과 함께 기대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전기자동차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회의를 주재하면서 자동차업계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아마 전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매주 대통령이 직접 업계 관계자들과 마주 앉아서 위기극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런 모두의 노력이 경제위기 극복의 모범국가로 인정받는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라고 자평했다.

회의가 끝난 뒤 이 대통령은 연구소 등을 둘러보며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직접 전기차에 시승하기도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현대차가 에쿠스 승용차를 방탄차량으로 개발해 청와대에 전달한 것에 언급, "방탄차를 여기서 개발해서 쓰는데 아주 잘 쓰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농담조로 "내가 처음에 벤츠, BMW (방탄차)를 안 탄다고 했더니 국산 방탄차가 없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이번에 생겼다.

내가 타고 다니면 마케팅에 도움이 돼야지"라며 `친정'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현대가의 `맏형'격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비슷한 시간 부인 이정화 여사의 빈소에서 김윤옥 여사의 조문을 받았다.

김 여사는 이날 현대기아차 그룹이 공식적으로 조문객을 받기로 한 정오보다 앞서 오전 10시 45분께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한 뒤 정 회장의 배웅을 받으며 장례식장을 떠났다.

이날 첫 공식 조문객으로 빈소를 찾은 김 여사는 특히 현대차에서 기증한 에쿠스 방탄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은 대선기간이던 지난 2007년 정 회장의 모친인 고 변중석 여사의 장례식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면서"오늘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이정화 여사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현대기아차 방문을 마친 뒤 청와대로 돌아오던 중 과천 인근에서 "점심이나 먹고 가자"고 제안해 곰탕집에 들러 수행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