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에게 지급되는 배급품을 시장가격으로 환산할 경우 북한의 가구당 소비지출 수준은 남한의 22%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송영선(친박연대) 의원이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과 공동으로 조사,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북한의 연간 가구당 소비지출(배급품 포함)은 1천298달러로 나타났고, 남한은 5천858달러였다.

4인가구 기준으로 북한의 가구당 소비지출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1일 900g씩 배급되는 쌀로써, 암달러 환율(1달러=3천500원)을 적용할 경우 연간 788달러어치가 소비됐다.

1년에 5차례 배급되는 돼지고기는 모두 7.8달러, 생선은 연간 4.8달러 어치가 소비됐다.

1인당 작업복 2벌, 속옷 6매, 양말 6족, 신발 2켤레씩 지급되는 북한의 연간 가구당 피복비는 38.4달러로 추산됐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배급 물품 이외에도 음식 및 피복비로 연간 361.2달러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복의 가격은 벌당 0.85달러, 운동화는 1.28달러, 치약과 칫솔은 각각 0.3달러, 0.2달러로 조사됐다.

송 의원은 "남북한의 경제규모(37배), 1인당 국민소득(18배)에 비할 경우 북한의 소비지출 수준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어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이 남한과 동일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에는 10년간 318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북한 주민의 삶의 질 개선과 자생력 강화를 위한 투자협력 사업을 강화해야 통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