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를 찾은 정운찬 총리의 예방을 뿌리쳤다.

정 총리는 이날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의 주요 정당 대표들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방문은 정 대표의 연기 요구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 대표 측은 "충북 증평 · 진천과 안산상록을 재선거 후보확정 문제로 바빠 추석 이후로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석 이후에도 정 총리와의 면담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총리인준 절차는 끝났지만 앞으로 대정부 질문과 국정감사를 통해 정 총리와의 날선 대립각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돼 당분간 양쪽 간 긴장상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 총리를 청문회 위증 및 포괄적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해 놓은데다 내달 5일부터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정운찬 국감'으로 명명할 정도로 벼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대승적으로 만나 차라리 면전에서 쓴소리를 하는 게 낫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에 정 대표 측은 "당내 인사들과 두루 친분이 있는 정 총리의 경우 껄끄러운게 사실"이라며 "추석을 앞두고 만나 쓴소리를 하는 것도 모양이 아니고 어차피 국감 때 또 얼굴 붉힐 일이 있을 텐데 굳이 만날 필요가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