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없고 수석비서관 배석 안해

이명박 대통령의 30일 특별기자회견은 이전과 달리 틀에 박힌 격식을 많이 털어냈다는 평가다.

취임 이후 세번째로 열린 이번 회견은 우선 처음으로 사회자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이 사회자 소개 없이 모두 발언을 시작하고 기자들의 질문도 직접 받았다.

질문을 경청한 뒤에는 기자의 이름을 직접 부르면서 "고맙다"고 사례해 친근감을 표시한 대목은 미국 대통령들의 백악관 기자회견을 연상케 했다.

수석 비서관들이 이 대통령 옆에 배석하지 않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미소금융, 보금자리 주택 등의 친(親)서민 정책을 현장에서 주도하는 민간 관계자들을 배석시켜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이경숙 한국장학재단이사장, 김승유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이지송 토지주택공사 사장 등 민간 전문가들이 대통령의 주변에 앉았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등은 기자들의 뒤에서 이 대통령의 회견을 조용히 지켜봤다.

이처럼 불필요한 격식을 없앤 것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후문이다.

1년 3개월 전 광우병 논란과 관련한 회견 때와 달리 이번 회견은 `국가적 경사'를 알리기 위한 회견이었던 만큼 이 대통령은 매우 밝은 표정으로 연단에 섰다.

감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매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옷차림이었다.

특히 회견 초반 G20 정상회의 유치 사실을 알릴 때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후엔 진지하게 회의의 성공적 개최 필요성을 강조했고 서민들의 힘든 삶을 얘기할 때는 다소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회견 장소가 청와대 기자회견장인 `춘추관' 대신 본관 충무실이었던 점도 특색있는 대목이다.

군사정권 시절 지어진 춘추관이 다소 권위적인 냄새를 풍긴다는 점 때문에 아담한 분위기의 충무실이 선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