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호 허정수씨, 7월까지 남측 가족과 간접 연락"

북한은 최근까지 남측 가족과 간접적으로나마 연락을 취해 온 납북어부에 대해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생사확인 때 '연락두절'이라고 회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에 따르면 지난 1975년 8월 동해에서 납북된 천왕호 선원 허정수(56)씨는 지난달까지 최 대표가 "보낸 사람"을 통해 가족들과 편지 등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북한은 그러나 이번 추석 이산가족 생사확인 요청 명단에 포함된 허씨에 대해 통상 `확인불가'나 `사망'으로 답해 오던 것과 달리 '연락두절'로 통보해 왔다.

최 대표는 "지난 7월 함경남도 단천시에 거주하던 허씨를 접촉한 사람이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허씨가 자신의 아버지(92)가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죽어도 부모 형제를 만나고 죽겠다.

(병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여생에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허정수씨와 함께 납북된 형 용호씨는 이미 2001년 11월 사망했고 정수씨도 올해 들어 병이 난 것으로 안다고 최 대표는 말했다.

최 대표는 "허씨가 확인 차원에서 자신의 아버지, 동생들의 세례명만 적어 보내주면 그 사람을 따라 나서겠다고 해서 이산가족 추석상봉 발표 시점에 허씨의 아버지가 북한에서 나오면 중국에서 만나자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사진을 동봉해 보냈는데 접촉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95년 중국 옌지(延吉)에서 탈북자들을 돕다 납북된 안승운(당시 51세) 목사가 1997년 평양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예배에 참석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그는 이 동영상을 북측 기관원이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안 목사는 북한내에서 3년동안 목회활동을 한 것으로 알지만 그 이후 소식은 모른다고 말했다.

북한은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로 추정되는 안학수 하사에 대해서도 이번 추석상봉 생사확인 요청 때 '생사확인 불가'라는 회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