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논란 끝에 국회 인준을 통과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면 곧바로 제 40대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정 총리가 인사청문회 등을 어렵게 통과한 만큼이나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세종시 문제가 정 총리의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지난 3일 총리 후보자 내정 발표 직후 세종시 문제에 대해 "수정돼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세종시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이에 대해 야당이 집중적으로 성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돼야 한다는) 말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나에게 세종시 문제를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총리직을 걸고 세종시 해결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에 따라 총리실은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한 전담팀 구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충청권 인사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적극적인 의견수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세종시 문제로 국론이 분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가급적 조기에 이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총리로서 성공하느냐 여부는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매끄럽게 풀어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2기 내각을 실질적으로 통괄 · 조정하는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가 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30여년간 교직에 몸을 담은 정 총리로서는 행정경험이 전무하다. 정치력도 부족하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회복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경제부처 등을 중심으로 내각이 일체가 돼야 한다"며 "총리실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과 청와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애당초 정 총리가 내정됐을 당시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느냐는 의문부호가 없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중반기를 맞아 국정 현안의 상당 부분을 국무총리에게 맡길 가능성이 높다. 다른 관계자는 "집권 초창기에는 국정운영의 틀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국정운영의 묘를 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내각을 조정하는 총리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등 복지행정 ,4대강사업,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처리 등도 정 총리가 직접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