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재보선도 복병..10월정국 `안갯속'

`10월 정국'을 앞두고 여의도 정가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준, 국정감사, 10.28 재보선 등 초대형 이슈들을 놓고 여야가 양보없는 한판 승부를 예고하면서 한 치 앞을 점치기 힘든 안갯속 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10월 한 달의 실적이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를 포함하는 향후의 정국 흐름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야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격돌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여야는 27일 현재 정 후보자 인준문제를 놓고 접점없는 대치를 하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이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정과 함께 `인준불가' 입장을 정하고 자진사퇴 내지 지명철회를 촉구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은 예정대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여야가 표 대결로 가면 한나라당이 인준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훨씬 웃도는 167석을 거느리고 있어 정 후보자는 반쪽이나마 무난히 인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표결저지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정 후보자 인준통과 후에도 야당에서 그의 세종시 `원안수정 불가피' 입장과 도덕성을 문제삼아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정국경색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는 총리 인준을 둘러싼 1차 대결에 이어 내달 5일부터 24일까지 20일간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 본격적인 2라운드 공수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재보선이 열린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통상 `야당무대'로 불리는 이번 국감에서 각종 의혹 제기와 함께 휘발성 높은 폭로를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국감에서는 정국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 용산 참사, 쌍용차 사태, 노사문제 등이 집중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10월 정국의 최대 복병은 바로 재보선이다.

그 결과에 따라 정국의 향배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이 당초 3곳에서 5곳으로 늘어난 데다 지역분포상으로도 수도권과 영남, 충청, 강원 등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골고루 재선거가 실시됨에 따라 이번 선거는 사실상 `미니 총선'의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이 승리 내지 선전하면 집권2기를 맞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장악력이 한층 강화되면서 주요 정책 추진 및 각종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야당이 선전할 경우 국정 주도권의 상당부분이 야당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번 선거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여야는 벌써부터 재선거의 초반 승기를 잡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재선거를 말 그대로 결원을 보충하는 재보선 성격에 지나지 않는다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정권 중간심판론' 카드로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한나라당은 경기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경남 양산, 강원 강릉 등 4곳의 후보를 확정한 데 이어 금명간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지역의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며, 민주당은 추석 연휴 이전 후보자를 모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