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국무총리가 22일 `차 없는 날'을 맞아 도보로 출근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김왕기 공보실장을 비롯해 경호원 2명과 함께 삼청동 총리공관을 출발, 청와대 앞길과 경복궁 담길을 거쳐 세종로 정부중앙청사까지 1.5㎞ 거리를 20여분간 걸었다.

그는 총리공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늘은 천천히 걷겠다"며 반갑게 인사했다.

지난해 7월 공공기관 승용차 홀짝제 시행을 맞아 도보 출근에 나섰을 당시, 그의 빠른 발걸음을 쫓아오지 못하는 기자들이 많았던 데 따른 `배려'였다.

한 총리는 출근 도중 산책하거나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좋은 아침입니다", "날씨가 참 좋아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렇게 좋은 가을 날씨를 수출할 수만 있으면 기후변화 시대의 최고의 수출상품이 될 텐데..."라며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의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녹색성장과 함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운찬 총리 후보자 지명에 따라 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1998년 상공부 장관을 시작으로 공직을 맡은 이후 이번이 6번째 퇴임이라 어느 때보다 준비가 잘 돼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내년 강원지사 선거 출마설에 대해선 "지방행정보다는 국가행정에 관심이 많아 10여년 전 강원지사 공천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면서 "지방 살림을 잘 챙길 수 있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있다"고 부인했다.

그는 "공직에 진출한 이후 항상 귀감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이번에도 퇴임하는 날까지 공직자로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후 한국거래소와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를 잇따라 방문, 주식시장을 점검하고 전의경을 격려했다.

그는 한국거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총리로서 붉은색 넥타이는 잘 매지 않지만 우리 증시가 활성화되고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면서 "우리 증시가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한 것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며, 선진국으로 성장하는데 따른 고통을 잘 이겨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