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28 재보선에서 지원유세에 나설까.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또다시 박 전 대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4곳의 10.28 재보선 선거구 가운데 경남 양산, 강원 강릉은 '박풍(朴風)'의 직접적인 영향권이다.

그의 지원은 곧바로 승리를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런 구도를 고려한 듯 지난달 장광근 사무총장이 박 전 대표가 재보선을 도와줬으면 하는 뜻을 밝혔고, 18일 취임 인사차 박 전 대표와 만난 정몽준 대표도 "열심히 하고 있다.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는 말로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박 전 대표는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원칙론자로 정평 난 박 전 대표에게는 선거에 관해서도 한가지 원칙이 있다.

선거는 책임있는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4월 재보선에서도 이 원칙에 따라 잇따르는 당의 'SOS'를 뒤로 하고 꿈쩍하지 않았다.

10월 재보선이 관심사가 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기존 입장이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피어올랐으나 박 전 대표는 아예 '불개입론'을 못박아 버렸다.

지난 10일 대구를 방문했을 때 기자들에게 "선거에 간여하지 않는다고 이미 말씀드렸잖아요"라고 단언해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자 친박(친 박근혜)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재보선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거의 사라졌다.

한 핵심 의원은 20일 "수차례 '개입 안하겠다'고 원칙과 입장을 분명히 했으니 이젠 더이상 얘기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18일 강원도 강릉 재선거의 공천심사의 뚜껑이 열리며 박 전 대표의 '지원사격'은 물건너갔다는 판단이 들게할만큼 계파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친박의 심재엽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7-15% 밀려 공천에서 탈락한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지난 8월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직접 참석하면서 심 전 의원은 '박심'이 실린 후보로 여겨져왔다.

한 친박 의원은 "경남 양산에서는 여론조사를 통한 공천원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왜 강릉에서는 여론조사를 적용하는가.

당 공천이 고무줄인가"라며 "이렇게 되면 친박은 어떻게 공천을 받겠는가"라고 반발했다.

결국 박 전 대표는 선거전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복당 및 당협위원장 문제에 애쓴 양산의 박희태 후보에게는 일부 친박 의원들이 개인적인 '보은' 차원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경남 지역의 일부 친박 의원들은 오는 23일 박 후보의 선대위 발족식에 참석하고 선거운동이 시작되는대로 10월중 1-2차례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