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현행 비정규직법을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노동계와 야당의 비판을 장자(莊子)의 철부지급(轍駙之急)에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장관은 14일 과천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비정규직법의 당사자는 정규직 노동계나 정치권이 아니라 생계가 시급한 비정규직들"이라며 "이들에게 좋은 일자리(정규직)를 줄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장자가 붕어에게 강물을 떠올테니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철부지급'은 가난한 장자가 친구에게 돈을 빌리러 갔던 데서 유래됐다. 친구가 "조금 기다리면 큰 돈이 들어오니 기다리라"고 말하자 장자는 오는 길에 만났던 붕어 얘기를 들려줬다. 수레바퀴 자국의 괸 물에 있던 붕어가 물을 부어달라고 애원하자 장자는 강물을 떠올테니 기다리라고 했고,이에 붕어는 "물 한 바가지면 된다. 강물을 떠오는 사이 이미 건어물 가게로 가 있을 것"이라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일자리가 있고 일할 의지가 있음에도 법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다면 이는 정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고용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당장 닥칠 실업위기를 막자는 게 법 개정을 추진한 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