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측이 개성공단 근로자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5%로 제시하자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김학권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11일 "북측이 입주기업의 지불능력을 벗어난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철회한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기존 합의안에 5% 이내로 명시된 임금인상률이 5%로 확정된다고 해도 대부분 기업들이 감내할만한 수준"이라며 "통행재개에 이어 임금인상 문제까지 해결되면 개성공단 정상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입주기업들은 북측의 최저임금 5% 인상안이 현재 임금(55.125달러)을 전제로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옥성석 나인모드 대표는 "지난 10일 북측이 개성공단에 통보한 내용은 기존에 합의한 임금인상률 부분만 언급하고 있어 섣불리 낙관할 수는 없다"며 "북측의 정확한 진의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측이 최저임금인상률 5%와 별개로 현재 임금의 상향조정을 요구할 여지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대아산 측도 북측이 최저임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개성 및 금강산관광 등의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의 후속 조치를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며 "개성공단 문제만큼은 남북 모두 개선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조속히 타협점을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