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신임 대표가 8일 새벽 수산시장을 찾는 등 취임 첫날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6시50분께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당 대표로서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파란 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당초 예정된 시각보다 10분 일찍 현장을 찾은 정 대표는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상인들을 격려했다.

정 대표는 상인들에게 "열심히 하겠다" "건강하세요"라는 말을 건네며 일일이 악수했고 수산물이 어디 산(産)인지 묻기도 했다.

정 대표는 한 상인이 축하 인사차 건네주는 자연산 전복을 먹는 등 상인들의 축하를 받았으나 다른 한 상인은 "대표가 된 것을 축하드리는데 우리는 춥고 배고프다"고 뼈 있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정 대표는 전복과 고등어 10손, 삼치 2마리, 홍합 한 바구니 등을 구입했으며, 직접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만원짜리 지폐 여러장을 꺼내 지불하기도 했다.

이어 농림수산식품부 하영제 제2차관, 수협, 시장 관계자 등과 가진 조찬에서 정 대표는 "요즘 인기 단어가 `블루오션'인데 바다는 당연히 블루오션"이라며 "지치고 힘들 때 바다를 생각하는데 바다가 멀면 노량진 수산시장에 와서 바다 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종구 수협회장은 "여의도에서 건조된 정몽준호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출범했다.

순풍에 돛단듯 동서남해를 빙 돌아 서울이라는 목적지까지 순항하길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시장 방문에는 당 서민행복추진본부 소속인 강명순 의원을 비롯, 고승덕 김성태 김소남 나성린 배은희 신성범 조윤선 의원 등이 함께 했다.

정 대표는 시장 방문 뒤 "노량진시장에서 어렵지만 명랑하게 일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며 "새벽을 여는 분들을 보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이동, 참배했으며 방명록에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친다는 뜻의 한자성어 `見危授命(견위수명)'을 적었다.

이날 참배에는 안상수 원내대표, 공성진 허태열 박순자 송광호 최고위원, 장광근 사무총장, 김성조 정책위의장, 김영선 심재철 전여옥 홍정욱 의원 등 의원 30여명을 비롯한 100여명이 동행했다.

정 대표는 여의도 당사로 돌아와 중앙당 국.실팀을 순방한 뒤 당사 기자실에서 공식 취임 기자회견을 열어 취임 소감과 향후 당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한나라당과 시.도지사간 정책협의회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예방한 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차례로 면담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