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가 서울대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정 내정자의 서울대 교수 정년은 2011년이다.

정 내정자는 7일 "총리 후보자에 지명된 다음 날인 4일 직접 경제학부 사무실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정 · 관계에 진출하면 그 일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교수직을 내놓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 재직 시절에도 정치권에 나가는 교수님들에게는 사직을 권유하곤 했다"면서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라 평소의 소신"이라고 덧붙였다.

정 내정자는 이날 오후 서울대를 방문, 이장무 총장 등과 만나 총리직 수락 및 사직서 제출 배경을 설명하고 향후 국정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내정자가 사직서를 제출키로 한 것은 현실 정치에 입문하면서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년을 2년여 남겨둔 정 내정자의 사직서 제출은 그동안 논란이 돼왔던 '폴리페서(polifessor)'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폴리페서란 연구와 강의보다는 정치 활동에 관심이 더 많은 교수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특히 교수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장기휴직을 하고 낙선되면 다시 강단으로 돌아오는 교수를 지칭한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교수는 40여명에 이르고 이 중 20명은 당선돼 강의를 중단하고 정치에 입문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