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26일 오후 북한 금강산관광지구에 있는 금강산호텔에서 적십자회담을 열고 추석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본격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남측 대표단은 내달 27~29일,10월6~8일 두 차례에 걸쳐 100명씩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다. 북측도 두 차례에 나눠 100명씩 상봉하는 데 동의했지만 상봉기간을 10월3~5일,10월6~8일로 제안했다. 상봉 장소와 관련,남측은 금강산면회소에서 단체 상봉을 갖고 개별 상봉은 전례대로 금강산호텔에서 하자고 제안한 반면 북측은 단체 상봉과 개별 상봉 모두 종전대로 금강산호텔에서 하기를 원했다.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수석대표)은 1차 전체 회의가 끝난 후 "남은 이틀 동안 양측이 상봉 일정과 장소 등에 대해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봉 날짜와 관련, "우리는 추석 민족의 대이동을 감안했고 북측은 10월10일이 북한 조선노동당 창당일이라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북측이 상봉 장소로 금강산면회소를 꺼리는 이유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시멘트가 부식되는 등 내부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남측 대표단은 추석 상봉 외에 11월 중 서울과 평양 교환 상봉과 내년 설 상봉을 추가로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날 회담에서는 적십자사 차원의 인도적 지원 문제와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

남측은 이와 함께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관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3대 원칙은 △이산가족 교류사업은 정치적 사안에 관계없이 추진돼야 하는 인도주의 존중 △전면적 생사확인,상시상봉,영상 · 편지 교환,고향 방문 등 근본적 문제 해결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상호협력 원칙 등이다.

김 사무총장은 "오랜만에 하는 회담이어서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여러 제안을 했다"며 "북측도 이산가족 추석 상봉에 의미를 더 많이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27일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추석상봉 일정 등을 추가로 조율할 예정이다.

장성호 기자/금강산=공동취재단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