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인턴도 대부분 내몰릴 처지

정책팀 = 대형 공공기관들이 올해 하반기에도 신입 직원을 거의 채용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동안 정부 주도로 공공기관에서 일했던 청년인턴 대부분은 하반기에 계약이 만료되면서 다시 실업자 대열에 휩쓸릴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기획재정부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인 20개 대형 공공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직원 채용계획이 있거나 채용일정이 진행 중인 곳은 기업은행과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3곳뿐이다.

나머지 17개 기관은 채용을 하지 않거나 아직 채용계획을 잡지 못한 상태다.

채용계획이 미정이라고 밝힌 공공기관들은 채용을 하지 않을 공산이 높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입사를 꿈꿔 온 취업준비생들은 올해도 아예 시험을 치를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하반기에 200명을 채용해 내년 2월께 입행하는 일정이어서 아직 기회가 있지만 다른 두 기관은 이미 채용이 진행 중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198명을 다음달 중 채용완료할 계획이며 한국수력원자력도 합격자 200명의 발표가 이번주로 임박했다.

이처럼 공공기관들의 채용이 부진한 것은 경기가 아직 탄력 있게 회복하지 못하는데다 공기업 선진화 작업의 일환으로 정원을 줄여나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들은 이미 작년부터 신규직원 채용을 대폭 줄였다.

대한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5곳은 작년 상반기 이후 올해까지 단 한 명의 신입 직원도 뽑지 않았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이미 정원조정을 했고 그에 맞게 현원을 줄여야 하는 입장이어서 신규 직원을 뽑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새로 뽑으면 그만큼 더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정규직 채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에 10개월~1년 정도의 계약기간으로 입사한 청년인턴들도 올해 하반기에 대부분 계약이 만료된다.

1만2천명이 일하고 있는 공공기관의 경우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재고용되는 청년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할 전망이다.

20개 대형 공공기관 가운데 청년인턴 계약 연장을 검토하는 곳은 3곳 정도다.

농어촌공사는 부서인력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년 이내에서 계약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출입은행은 우수인턴에 한해 올해 말 만료되는 계약기간을 4개월가량 늘려줄 방침이다.

인천공항공사도 단기적인 고용연장을 검토 중이다.

나머지 기관 중에 일부는 우수인턴이 정규직 입사를 원할 경우 서류전형을 면제하거나 가점을 주는 등의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신규 채용이 언제 이루어질지 몰라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다.

정부는 각 분야의 청년인턴사업이 대거 중단될 경우 실업률이 대폭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규모를 줄여 내년에도 계속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 많아 고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청년인턴 사업은 정부.지자체, 중소기업 청년인턴 사업과 연계해서 방향을 정할 것"이라면서 "재정건전성과 경제회복 속도를 봐야겠지만 아예 중단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