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향년 85세로 서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말년 혈액투석과 폐렴, 폐부종 치료 등으로 고통 받아 왔다. 특히 퇴임 후 청와대에서 사저로 거처를 옮기면서 기력이 쇠하기 시작해 지난 2003년부터는 거의 매년 만성병 치료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 심장혈관 질환으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심혈관 확장시술을 받았으며, 비슷한 시기 콩팥 기능이 떨어져 몇 차례에 걸쳐 혈액 투석을 받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때부터 1주일에 3차례 가량 병원을 찾아 지속적으로 혈액투석을 받아왔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김 전 대통령은 다른 합병증 없이 대체로 건강을 유지했다는 게 당시 진료를 맡았던 의료진의 설명이다.

그러던 김 전 대통령은 2005년 8월 건강검진차 병원을 찾았다가 세균성 폐렴 증세가 발견돼 세브란스병원에 다시 입원하기에 이른다. 세균성 폐렴은 일종의 합병증 증상으로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앓아오던 질환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항생제 치료를 통해 폐렴 증세를 치유한 뒤 1주일 만에 퇴원했지만, 별다른 합병증은 없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퇴원 1개월 만인 그해 9월말 고혈압과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 증세로 세브란스병원에 재차 입원, 혈액투석을 받게 된다. 그때부터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건강을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이후 고인은 지난해 7월말에도 폐렴 증상으로 입원, 정밀 건강검진을 받기도 했다. 2003년 이후부터 보면 거의 매년 병원에서 1주일 이상 입원치료를 받은 셈이다.

김 전 대통령은 올해에도 지난 7월 폐렴 증상으로 다시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으며, 호흡곤란 증세가 회복되지 않아 입원 1개월여만에 최후의 연명치료술인 기관절개술을 통해 인공적으로 호흡을 연장하기에 다다랐다. 기관절개술은 목 중앙 기관(氣管)에 호흡기 튜브를 넣어 인공호흡기를 직접 폐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고인은 시술 이후 20여일을 이 같은 인공호흡에 의존해야만 했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2003년께부터 기력이 쇠하기 시작해 거의 매년 만성병 치료를 받아왔다"면서 "입원 때마다 주치의는 물론이고 질환 관련 전문의들이 병세 호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서거하게 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입원일지>

▲7월 13일 : 폐렴 증세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중환자실 입원
▲7월 15일 : 호흡 곤란으로 1차 위기 맞아 인공호흡기 부착
▲7월 23일 : 증세호전으로 200병동 VIP실로 이동
▲7월 24일 : 폐색전증으로 중환자실 다시 이동. 인공호흡기 부착
▲7월 29일 : 기관지 절개. 산소 공급
▲8월 1일 : 신장 투석중 혈압 이상 증세. 폐기능도 저하
▲8월 3일 : 혈압, 폐기능 정상수치 회복
▲8월 9∼17일 : 산소포화도 60%로 악화됐다가 상태 호전 반복.
▲8월 18일 : 오후 1시40분 심장 정지. 오후 1시43분 서거.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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