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또는 만찬 회동 유력..`억류' 유씨 내일 석방 관측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평양 방문 이틀째인 1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오찬 또는 만찬을 겸한 면담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와 개성을 거쳐 평양에 도착한 현 회장은 방북 첫날 특별한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저녁 현 회장의 평양 도착 소식을 보도했다.

이 통신은 현 회장의 방북이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에 따른 것이며, 리종혁 아태 부위원장 등이 일행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현 회장의 이번 방문이 2박3일의 일정인 만큼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는 이틀째인 11일 집중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석방 문제가 최우선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석방된 유씨와 함께 12일 돌아오는 이른바 `클린턴식'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평양을 전격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면담한 뒤 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여기자 2명을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대북 소식통들은 김 위원장이 이런 파격적인 조치로 현 회장에게 선물을 안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 회장은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유씨 문제 외에도 금강산 관광 등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해 북한이 시행한 12.1 조치 등 남북 관계 차단조치를 풀고, 이산가족 상봉 같은 인도주의적 협력사업들을 적극 추진하자는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세 차례 만난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오찬 또는 만찬을 겸한 면담을 했었다.

2003년 10월 현대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현 회장은 2005년 7월16일 강원도 원산에서 장녀인 정지이 현대U&I 전무와 함께 김 위원장을 만나 3시간30분간 오찬을 겸한 면담을 하면서 대북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정 전무는 이번 방북에도 동행했다.

현 회장은 또 2007년 11월2일 평양에서 당시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만찬을 함께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김 위원장이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의 선임자들에 대해 감회 깊이 추억하면서 동포애의 정 넘치는 따뜻한 담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이날 예정했던 개성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본사로 출근해 현 회장의 방북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점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조준형 기자 hopema@yna.co.kr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