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메시지 없어..유씨.연안호 논의됐을 것"

우리 정부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및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 계획 등을 사전에 통보받았던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정부 핵심당국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계획이 확정된 것은 며칠 전이었고, 당시 미국측으로부터 미리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미국측과 계속 협의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미국 고위급 인사의 방북 계획은 몇달 전부터 준비돼 왔으며, 우리 정부도 이런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공식 방문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통령 친서나 메시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대화중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이 언급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에 억류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와 최근 나포된 `800연안호' 문제에 언급,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갔기 때문에 이번 방북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논의 여부가 반드시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고, 우리가 별도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에 계속 촉구해야할 사안"이라며 "결국 이 문제는 북한의 결심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고위 관계자도 "유씨와 연안호 문제는 미국 여기자와 별개의 사안"이라며 "그러나 분위기는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북한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대해 미국과 긴밀하게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도 개인 차원이지만 진행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한 핵심 참모는 "일각에서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을 우려하고 있으나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 "과거 어느때보다 공고한 공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름휴가 중인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계획을 보고 받았으며, 지난 4일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전화통화를 통해 방북 사실을 전해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이승우 기자 humane@yna.co.kr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