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평양을 전격 방문,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억류 중인 미 커런트 TV 소속 유나 리(한국계)와 로라 링(중국계) 기자의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으며,김 위원장과 전격 만찬 회동을 가졌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이날 “김정일 위원장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면담해 북한과 미국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으며,김 위원장은 이에 고마움을 표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환영한 뒤 그와 진지한 담화를 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두 사람의 전격 회동으로 5일 중 억류된 미국 여기자들이 석방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미국 백악관은 클린턴의 방북에 대해 “여기자 석방을 위한 오로지 개인적인 활동”이라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하지만 외교 소식통들은 이번 회동이 미 최고위급 인사의 방북이라는 점에서 북핵문제 해결 등에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이날 회동에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대남 담당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도 배석했으며,북한 국방위원회는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해 백화원 영빈관에서 만찬을 베풀었다고 북한 방송들은 덧붙였다.

앞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특별기를 이용해 워싱턴에서 서울이나 도쿄 등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평양으로 출발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