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3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이 2분기에 비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엔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루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윤 장관은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같은 향후 경기전망을 내놨다.

그는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로 2.3%를 기록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으며 소비심리와 기업심리 지표도 빠른 속도로 개선돼 경기 회복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우리 경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2분기 성장의 일부는 재정 조기 집행과 자동차 내수판매,세제 지원 등의 일시적 요인에 기인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표상으로는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것이지 기업 투자 등 민간부문은 여전히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장관은 향후 경기전망과 관련,"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로 2분기보다 낮을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전체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하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는 데도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1.7%)보다 0.6%포인트나 높게 나온 데 따른 반사효과로 3분기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1%)를 밑돌 가능성이 있지만 연간 성장률은 예상했던 대로 -1.5% 안팎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재정부 내에서는 상반기에 65%의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하반기 재정 투입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민간 소비와 투자 부진이 계속될 경우 3분기 성장률이 0% 초반대에 머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윤 장관은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을 공격적으로 집행하고 민간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해 경기 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겠다"며 "각 부처도 해외소비의 국내 전환 및 서비스산업 활성화,소비여건 개선에 역점을 둬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왔다지만 아직도 안심하거나 낙관적으로 생각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럴 때 일수록 더 긴장하고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나 자신도 그러한 자세로 나라 일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여러 가지 국내외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역경 속에서도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태명/홍영식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