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원직 사퇴 문제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발단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최문순 천정배 정세균 의원 등이 줄줄이 의원직 사퇴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하고 민주당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하면서부터다. 정 대표는 소속 의원 80여명의 사퇴서를 보관 중이다. 김형오 의장은 수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천,최 의원은 사퇴서를 내고 여의도를 떠났지만 의원직은 유지하고 세비도 나간다.

국회의원은 1인 입법기관이다. 법률을 제정하는 입법권과 국가예산을 심의,통과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의원들은 회기 중에는 현행범을 제외하곤 체포,구금 당하지 않는 불체포 특권과 국회 안에서 한 직무 관련 발언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면책 특권이 있다. 또 정보위원회를 통해 국가의 기밀정보를 열람,이용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해외 출장시에도 의원들은 재외공관의 영접을 받을 수 있다. 출국절차도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비행기,철도 등의 비용은 국회 사무처를 통해 출장비로 지원받아 무료다.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은 겸직도 가능하고 장관직도 수행할 수 있다.

의원의 세비는 월평균 1619만5850원(2009년)에 달한다. 연봉으로 따지면 1억1303만6800원으로 배지를 달면서 억대 연봉자가 되는 셈이다.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의원 3명의 경우 의장의 수리거부로 계속 세비가 지급된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세비 반납에 관한 규정은 없지만 '정부 보관금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의원이 보수청구권을 받지 않는다고 할 경우 이 금액을 정부 보관금 계좌에 넣게 돼 있다"며 "이번에 사퇴한 의원들이 세비를 반납하면 정부 보관금으로 관리하다 국고로 환수키로 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의원들은 총 6명의 보좌진을 고용할 수 있다. 의원 자신의 특권은 물론 챙겨야 할 보좌진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어 쉽사리 금배지를 반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퇴서 제출을 놓고 민주당 내에서 장시간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