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번째 라디오연설..대담형식으로 현안 두루 언급

이명박 대통령의 27일 `제20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은 특별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맞아 국민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10월 13일 처음 전파를 탄 이후 이날로 20번째를 맞아 새로운 형식으로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견해를 밝히는 기회를 가진 것.
실제 이 대통령은 KBS 민경욱 앵커가 진행한 이날 라디오대담에서 경제위기 극복, 광복절 사면, 사교육비 절감대책, 미디어법 논란, 개각 및 청와대 개편, 재산 사회기부 등 광범위한 주제를 놓고 `대(對)국민 소통'을 시도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시작한 계기와 이에 대한 각별한 애착을 내비치는 것으로 이날 대담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평소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앞뒤가 잘리고 본의 아닌 표현이 언론에 많이 반영돼 좀 답답했다"면서 "내 본뜻과 본 마음을 전한다는 뜻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과 좀 차이가 있다"며 "방송에는 맞지 않는 목소리여서 좀 부족하다 생각하지만 때로는 내 목소리만 들어서 사람들이 알아본다.

그런 장점도 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광복절 사면, 사교육비 절감 등 현안과 관련한 질문에 조목조목 답하며 최근 보이고 있는 이른바 `친(親) 서민' `중도.실용' 행보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끔 여러 곳에 위로를 하려고 가면 형편이 괜찮은 분들은 비판을 많이 해도 서민층은 제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대통령님, 빨리 좀 경제를 살려서 우리 힘들 것 좀 편하게 해 달라'고 위로한다"면서 "그러면 저는 정말 미안하고, 고맙기도 하고, 감동을 받는다"고 전했다.

또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런 위기가 닥치면 제일 먼저 고통받는 게 서민"이라며 "제가 확실히 대답할 수 있는 것은 세계 어떤 나라보다 먼저 회복되고, 먼저 서민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8.15광복절 사면에 대해 "민생사면 위주로 할 것"이라며 기업인과 정치인 배제 방침을 시사했으며,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정말 개천에서 용난다고 하는 것이 되고,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안 시켜도 되겠구나 하는 것을 꼭 이루겠다"고 친서민 정책을 약속했다.

미디어법 논란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분명한 목소리를 내며 일각의 비판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언론장악 음모'에 대해 언급, "앞으로 어떤 정권도 방송, 언론을 장악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바뀐 정권에 유리하게 보도해 달라는 것을 원치도 않고,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외신의 잇단 미디어법 관련 보도를 염두에 둔 듯 "세계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다"면서 "세계는 이미 다하고 있는데 새로운 것도 아닌 것을 갖고 저렇게 하느냐고 한다"며 정치권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다음달로 예상되고 있는 여권 인적개편에 언급, 이 대통령은 `국면전환용 개각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역대 정권들이 정치적으로 어려우면 국정쇄신, 국면전환이라고 해서 사람부터 바꿨는데 그러면 정치적으로는 잠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실제 일에서 큰 타격이 있다"면서 "사람만 바꾸는 것을 갖고 근원적 처방이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물론 더 발전적으로 필요한데 바꿔야 할 사람들은 있을 것이다.

쇄신이라는 측면보다 효율을 더 높이고 더 성과를 내기 위해 한다든가 이런 생각은 갖고 있다"며 개각 구상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대담을 마무리하며 "국민 여러분이 우리 정권을 격려해주면 용기백배할 것"이라면서 "위대한 민족이 국운이 번창할 수 있도록 제가 기초를 닦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