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에 보고..골프자제령 해제 `가닥'

청와대가 공직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유지해온 `공직자 골프자제령'을 사실상 해제하고, 공직자 윤리강령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해외여행과 술자리 회식 등도 자율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7일로 종료된 `100일 내부감찰' 직후 대통령실에서 공무원 사기진작 방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면서 "주로 큰 예산을 들이지 않으면서 공무원의 자긍심과 사기를 높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우선 지금까지 공직자에 대해 공공연하게 금지해온 골프, 해외여행, 회식 등 개인적 여가활동의 경우 접대나 호화.사치가 아니라면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게 바람직하다는 건의를 이 대통령에게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골프의 경우 지난해 3월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공직자 기강세우기 일환으로 사실상 금지령을 내린 것에 대한 `해금 조치'로 해석될 수 있어 공직사회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무분별한 해외여행이나 2차 회식 허용 등의 내용은 검토되거나 논의한 바 없다"면서 "지금까지 골프를 공식적으로 금지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골프나 해외여행 등은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모범이 돼야 할 공직자들은 연말까지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가 있고 국민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최근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올해 전체 공무원 보수를 동결했으나 내년부터는 하위직 공무원의 경우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고위직과 차별화하는 방안도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이 공무원을 상대로 국정운영의 주역이라는 메시지를 수시로 전달하며 자긍심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중이라는 후문이다.

이달 초 공무원들에게 휴대전화로 격려 음성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정부청사 방문을 통한 공무원 격려 ▲우수공무원 가족 청와대 초청행사 ▲해외 공로연수 확대 ▲공무원 자녀 학자금 지원 확대 ▲배우자 무료 건강검진 혜택 등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건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공공기관 차량 홀짝제 종료, 여름휴가 적극 권장, 불필요한 연장근무 자제, 냉방기 가동 획일적 제한 완화 등도 보고서에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일선 부처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무원 사기진작 방안이 모두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긍정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공직자들의 노고를 치하한 뒤 `장관을 비롯해 모두 휴가를 다녀오라'고 지시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