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원내대표 회동여부 결정

여야는 21일 하루 종일 내부 전열을 가다듬으며 미디어법 최종 협상을 대비했으나 결국 예고된 결렬 수순을 밟았다.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전날 7시간30분간 마라톤 협상을 벌인데 이어 이날 오전 최종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각자 미디어법 협상안을 다듬는다는 이유로 협상은 저녁으로 미뤄졌다.

한나라당은 두 차례의 의원총회를 거쳐 박근혜 전 대표가 제시한 미디어법 대안을 반영해 여야 원내대표 협상에 내놓을 최종안을 확정했다.

한나라당은 오전 의총에서 2012년까지 지상파의 소유와 경영에 대기업과 신문의 참여를 유보하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고 공개했으나 오후 의총에서는 당초 미디어법 협상안보다 강화된 최종안을 확정했다.

의총에 앞서 안상수 원내대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나경원 의원,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 등이 국회에서 모여 미디어법 최종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는 신문의 방송진입 사전규제를 제시한 박근혜 전 대표와 사실상의 조율을 거쳐 단일안을 만들어내는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언론악법 저지를 위해 의원직 사퇴를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은 6시간 동안 진행된 의총에서 의원직 총사퇴론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의원직 사퇴를 불사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향후 수순에 대해선 지도부에 일임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이 확정한 미디어법 최종안에 대해선 "직권상정을 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며 "여야 합의없는 언론악법 강행처리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며 결사저지 태세를 취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재야 세력과의 공조 강화에 나서는 등 내부 전열을 정비했다.

정세균 대표가 사흘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앞에서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과 언론노조, 시민사회단체가 4박5일 간의 집단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양당 원내대표는 저녁 8시부터 시내 모처에서 최종담판에 착수했다.

전날 협상과 마찬가지로 문방위 여야 간사인 나경원, 전병헌 의원이 이 자리에 배석했다.

이에 앞서 각당의 최종안과 쟁점 사항이 확연히 드러난 만큼 협상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양당 안팎에서 제기됐고, 실제로 최종 협상은 3시간10분만에 결렬로 끝났다.

한나라당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의견차가 너무 커서 절충에 실패했다"고 밝혔고,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도 "서로간 간격차가 너무 커 협상타결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당은 마지막 협상의 불씨까지 없애진 않았다.

서로가 양보안을 최종 담판에서 제시했던 만큼 내부의 의견을 모아 원내대표 회담 개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양당은 혹 있을지 모를 본회의장내 국회의장석 점거 가능성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22일 새벽 의장석 점거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인했으나 한나라당은 30여명, 민주당은 20여명의 의원을 본회의장에 남겨두는 등 비상 상황에 대비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정은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