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9일 미디어법 처리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법안 처리와 저지의 최후 보루인 의장석 선점을 겨냥,70여명의 여야의원이 밤샘 대치를 계속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소속 의원 70명을 동원,한때 의장석을 점거했다. 민주당이 의장석을 점거한다는 첩보에 기습적으로 본회의장에 진입했다가 민주당의 강력한 항의에 30분 만에 점거를 풀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10시까지 민주당과 협상을 한 후 결론이 안 나면 바로 표결처리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에게 요청했다"면서 "이를 위해 외국에 나가 있는 국회의원을 모두 귀국조치했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직권상정이 임박했다고 판단, 지역구에 내려간 의원들을 긴급 소집해 84명 전원을 본회의장 등 국회 주변에서 대기토록 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내부 점거는 물론 정세균 대표의 단식농성 돌입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동원했다. 정 대표는 19일 오후 6시 기자간담회에서 "미디어법을 막아내기 위해 지금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간다"며 "미디어법 논의를 위해 영수회담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회에서 여야 간에 대화를 통해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영수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사무처는 본관 출입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지난 두 차례 입법전쟁에서 국회 보좌관 등에 의해 국회 중앙홀을 점거당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조치다. 이 과정에서 진입을 시도한 민주당 보좌진 일부와 경찰,경위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여야의 '코미디 정치'에 비난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선진국에선 원내의 극한투쟁은 자살행위"라며 "국회의원의 세비 반납운동과 정당의 국가보조금 폐지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동회/홍영식/민지혜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