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총리 "한-EU FTA 필요 인정"

이명박 대통령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한-EU FTA가 체결되면 한국이 이탈리아로부터 대규모로 수입하는 의약품과 기계, 여성의류 등이 한국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게될 것"이라며 한-EU FTA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한-EU FTA 체결 시 이탈리아의 소형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자 "우리의 수출 주력 품목은 중형차인 만큼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이에 대해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원칙적으로는 이 대통령의 자유무역에 대한 철학에 공감한다.

한-EU FTA가 양국 간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당초 한-EU FTA 체결에 부정적이었던 이탈리아가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청와대는 해석했다.

한-EU FTA에 부정적이었던 EU 3개국 폴란드, 이탈리아, 헝가리 가운데 폴란드와 이탈리아가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함에 따라 한-EU FTA타결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CEO 출신으로서 이 대통령에게 각별한 우의와 신뢰를 갖고 있다"면서 "현재 이 대통령의 자서전 '신화는 없다'의 이탈리아어 번역을 완료한 상태인 만큼 늦어도 올가을 출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자서전을 이탈리아어로 번역해 출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라퀼라<이탈리아>연합뉴스) 추승호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