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협 토론회서 "통제불능 상황 막아야" 반론도

한.미 양국은 제2차 핵실험에 따른 대북 '치킨게임'에서 "심장을 옥죄는 괴로움이 있고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흔들리더라도 벼랑끝 전술의 달인인 북한을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밀어 붙여"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기를 확실히 꺾어야 한다"고 중앙대 김태현 국제대학원 교수가 2일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김덕룡)가 '제2차 북핵실험 이후의 동북아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정책토론회에서 "과거 북핵위기 때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말려 먼저 핸들을 꺾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실 국제정치는 '합법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폭력이 동원된다는 점에서 "'조폭사회'와 비슷한 측면"이 있어 "조폭 두목간 차량을 서로 마주 대한 채 달리는 배짱 싸움인 치킨게임의 룰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도 적용돼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궁극적으로 방어용으로 핵을 보유했더라도 국제정치 논리상 `억지용'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을 위협하는 '공갈용'이 될 수 있다며 지난달 19일 개성공단 실무회담에서 북측이 남측의 유엔제재 참여를 비난하면서 "핵전쟁을 감수할 것"인지 따진 대목이 바로 '핵공갈'이라고 예시했다.

그는 1960년대초 미국과 구소련간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미국이 비선을 통해 소련에 체면을 유지한 채 물러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 점을 참조해야 하지만 "그 시점이 중요하다"며 "북한의 기를 확실히 꺾기 전에 그것을 내놓으면 오히려 치킨게임에서 먼저 핸들을 꺾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른 발표자인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미관계는 지금 마주 보고 달리던 치킨 게임의 위기 고조 단계를 지나 일종의 휴지기에 들어간 국면"이지만 "이대로 방치할 경우 북한의 제3차 핵실험 등으로 사태가 악화되면 누구도 관리하기 힘든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상황악화 방지를 위한 관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정책 라인이 완비된 점을 지적, "올해 가을안에 흐름을 반전시켜야 한다"면서 "그 해법은 실무 차원이 아닌 최고 지도자 차원의 정치적 해법으로서 한.미.중 3국이 각자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중국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면 북한이 대화에 나오리라는 접근법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지난 2006년 핵 실험뒤 중국과 한국을 제낀 북미간 직접협상의 사례에서 보듯 중국이 일단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면 북한은 절대 중국 얘기를 안 듣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옵션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에 하드 파워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