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쓴소리'로 통하는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2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와 여야를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조 의원은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한나라당이 비정규직법 해고 대란이 오기까지 속수무책으로 민주당에 끌려다닌 것 말고는 제대로 한 일이 없다"며 "청와대와 여당이 요즘 서민 생각을 많이 한다는데 법 때문에 내쫓기는 근로자의 눈물 하나 닦아주지 못하면서 과연 진정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의회민주주의를 포기한 정당엔 더 이상 할 말도,기대할 것도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정부가 '4년 연장안'을 냈는데 여당이 결국 처리를 못해서 6월 국회로 미룬 것 아니냐"며 "그랬으면 6월1일부터 당장 국회 소집을 요구해서 협상을 시작했어야지 20일에야 국회를 열어서 '5인 연석회의'로 시간 다 까먹고,도대체 비정규직법 개정 의지가 진짜로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에 대해서는 "국정 책임을 지고 있으면서 너무 '강 건너 불 보듯' 방관한 것 아니냐"며 "개정 시한인 6월 말이 다가오는데 그 흔한 '담화문' 하나 없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에 직접 와서 처리를 호소하고 '안되면 긴급명령(법률과 같은 효력)을 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이라도 했어야 한다"며 "그런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이제와서 '해고 대란은 야당 책임'이라고 하면 국민은 결코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법(제76조 1항)에서 긴급명령은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만 할 수 있게 돼 있다. '지금은 국회가 열려있지 않느냐'고 묻자,조 의원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데 뭐가 다르냐"고 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선 "의사진행에 기피와 거부로 일관하다가 그것도 모자라면 국회를 뛰쳐나가고,과연 이렇게 하고도 다음 선거에서 집권을 꿈꿀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환경노동위에서 여당이 비정규직법 등을 단독 상정한 것과 관련해 조 의원은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위원장이 18대 국회가 개원하고 1년반 동안 법안심사소위조차 꾸리지 않고 미상정 법안이 170여개에 이른다는 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더 이상 상식선에서 용납할 수 없는 전횡을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 간사가 의사봉을 잡고 법안을 상정해도 뭐라 할 말이 없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