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전임 검찰총장보다 기수가 무려 3기나 아래인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검찰총장 내정자로 전격 발탁됨에 따라 검찰에 초대형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검찰에선 신임 총장이 임명되면 사시 선배와 동기는 모두 용퇴하는 게 관행이다.따라서 사시 22회인 천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으로 임명되면 선배 기수인 사시 20·21회 출신이 모두 자리를 내놓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검찰에 남아 있는 사시 20회는 권재진 서울고검장과 명동성 법무연수원장 등 2명,21회는 문성우 대검차장,김준규 대전고검장,문효남 부산고검장,신상규 광주고검장 등 4명이다.천 내정자와 동기인 22회는 이귀남 법무부 차관,김종인 서울동부지검장,김수민 인천지검장 등 3명이다.이준보 대구고검장의 경우 사법연수원 기수는 같지만 사시는 한 기수 앞선다.

용퇴 가능성이 점쳐지는 사시 선배와 동기만 해도 고검장급 8명을 포함해 10명이나 된다.여기에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인사조치된 민유태 검사장도 사퇴가 확실시된다.이렇게 되면 사시 23·24회 출신이 각각 4∼5명씩 고검장급으로 연쇄승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검장급 승진 후보로는 일단 사시 23회론 박용석 부산지검장,차동민 수원지검장,한상대 법무부 검찰국장,박한철 대구지검장 등이 거론된다.사시 24회론 채동욱 법무실장,김진태 형사부장,노환균 대검 공안부장,김홍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등이 꼽히고 있다.검찰 주변에서는 천 지검장의 발탁 인사 여파로 공석이 될 검사장급 자리가 전체 검사장급의 4분의 1이 넘는 15석 안팎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난 1월 13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한 지 겨우 반 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상층부에 대한 물갈이성 인사가 단행되면 조직의 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