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정치부장

이재오 전 의원은 현실정치와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다.당분간 미래의 비젼을 연구하는데 주력한다는 차원에서다.실제 이 전 의원이 언론을 타는 행보는 강연과 산행 정도다.

그는 재보선 참패이후 전개되고 있는 당 쇄신 논란에 대해 “당의 문제는 당내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그는 중앙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로 강연하고 있다.그는 “나는 중앙대 교수로서 열심히 강의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에는 태백산을 찾았다.6.10의 중심에 섰던 사람으로서 민주당 등 야당이 주도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대신 산을 찾은 것이다.그는 13일에는 펜클럽 회원들과 함께 속리산을 찾았다.

그는 외형적으로 ‘현실정치와 거리두기’라는 당초 약속을 아직까진 지키는 모양새다.특별히 그의 정치적 발언이 언론을 타지 않고 있는게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고 이 전 의원이 현실정치에 무관심한 건 아니다.오히려 고민이 더 많을 것이다.친이의 핵심으로서 당 쇄신논의가 표류하는 걸 옆에서 지커보려면 답답할 것이다.정치인이 현실 정치를 떠나는 건 쉽지않다.

이 전 의원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세가지다.당 대표 도전과 재보선 출마,내각행이다.우선 10월 재보선 출마가능성이다.현재 진행중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이 9월까지 끝나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물론 재판 결과 문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면 자연스레 10월 출마가 가능하다.이 전 의원이 부지런히 지역구를 누비고 있는 건 이를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당선여부는 불투명하다.지금같이 민심이반이 심한 상황에선 당선이 쉽지않은 게 사실이다.그래서 일각에서는 10월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카드는 당 대표 카드다.당 쇄신특위가 내년 1월 전당대회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현실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친이 친박의 화합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 부담이다.이 전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정면 충돌했다가 미국을 갔을 정도로 화합모드와는 거리가 멀다.당내 갈등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청와대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오는 대안이 이재오 총리 기용론이다.당내 친이계 핵심인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 당내에서 거론되는 강재섭 전 대표와 친박계 대리인 카드 등에 대해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그는 “정치권에서 총리로 간다면 이재오 전 의원”이라고 확신했다.

책임정치 구현이란 차원에선 맞는 얘기다.이 대통령과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최적임자다.충성도도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다.문제는 역시 화합카드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이 대통령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민심이반으로 국정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자기 사람만 고집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재보선 출마와 당 대표,총리중 어느하나도 쉬운 게 없다.자칫 이름만 때마다 거론되다 아무것도 잡지 못할 개연성도 없지않다.이 전 의원이 화합의 덫에 걸려 무공직 상황이 길어질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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