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청와대는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현 정권을 비판하면서 ‘독재자’발언을 한 것과 관련 “국민을 분열시키는 적절치 못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수석비서관회의 참석자들의 비판 내용을 조목조목 소개하며 청와대의 강경 입장을 전달했다.

이 대변인은 작심한 듯 “김 전 대통령께서 (어제)6·15 기념모임에서 독재자 발언을 하셨는데 한말씀 드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그는 “우선 국민 화합에 앞장서고 국론을 옳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전직 국가원수가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국민을 혼란 스럽게 하고 오히려 분열시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남북공동선언’9주년 기념식 강연에서 “도처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해 민주주의를 역행 시키고 있다고 하고 있다.과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극복시켰다.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나왔을때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이 대통령과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로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신한다.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이다.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고 벼슬하고 이런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북한은 많은 억울함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이 대변인은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와관련한 논의가 있었다”며 “좀 지나치신것 아니냐,어이없다는 반응이 주조를 이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대변인이 소개한 수석비서관들의 발언 내용

“자유 서민경제와 남북 관계를 지키는 일에 모두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했는데,사회갈등을 치유하고 화합해야 할 분이 선동을 조장하는 것 같아서 전직 대통령 발언으로 믿기 어렵다.또 오늘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김 전 대통령 때 부터 원칙없이 퍼주기한 결과가 아닌가.더욱이 북핵 개발이 6·15선언 이후 본격 시작된 일이다.국외자 처럼 논평하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북한 인권과 세습 문제에 대해 침묵하면서 국민의 뜻에 의해 사상 최대 표차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마치 독재정권인 것 처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북한이 많은 억울한 일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는데 진짜 억울한 것은 북한 주민과 금강산에서 무고하게 피격 사망당한 우리 관광객이 아닌가.민주주의의 역행에 대해 말했는데,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법치와 다수결이다.국회를 포기하고 길거리에 나가 장외정치를 하는 야당에 애정이 있다면 오히려 걱정하고 꾸짖어야 하는 것 아니냐.현정부는 앞선 정부가 대못질한 기자실의 대못을 뽑았다.그리고 아무나 대통령을 막말로 비판하는 이런 상황을 놓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빈부 격차는 앞선 정권에서 더 심화됐다.현 정부 들어선 오히려 완화되는 추세다.무책임한 발언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