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북한정책 특별대표는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거나 무력으로 정권을 바꿀 의도가 없다면서 북한이 동굴의 어둠 속에서 나오라고 촉구했다.

미 시사주간지인 타임은 9일 인터넷판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4개월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여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미국 여기자 2명 납치 등의 호전적 행위를 단순히 서방 세계의 관심과 양보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라 핵 보유라는 전략적 행보로 보고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은 특히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등 미 정부 대표단이 최근 한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를 순방한 것은 북한이 협상의 길을 폐기하고,핵 보유 강국으로 나가기로 전략적 결단을 내렸을 경우에 대비해 3국 간의 대응 방안을 협의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만찬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미국에 의한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하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거나 무력으로 정권을 바꿀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 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도 10일 미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우리는 핵을 가진 북한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하고 있다"며 "북한이 다자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온다면 이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