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들, 공동성명.북핵언론성명 채택
FTA 투자협정 서명

이명박 대통령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들은 2일 공동성명과 북한 핵실험에 대한 공동언론성명을 채택한 뒤 이틀간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과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이날 제주도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2세션을 갖고 글로벌 금융위기, 식량 및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등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 정상들은 이어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 투자협정식에 참석한 뒤 이번 특별정상회의 기간 논의된 내용을 정리한 공동성명(Joint Statement)에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

공동성명에서 양측 정상들은 지난 20년간 한국과 아세안이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왔다고 평가한 뒤 정치.안보, 경제.개발, 사회.문화 교류, 범세계적 이슈에서 협력을 증진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

양측 정상들은 이와는 별도로 북한 핵실험에 대한 공동언론성명(Joint Press Statement)를 채택하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6자회담 합의 및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공동언론성명은 또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세안 10개국은 모두 남북 공동 수교국인 만큼 이처럼 북핵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언론성명 채택은 외교적 개가로 평가된다.

양측 정상들은 또 이날 상호 투자 및 투자자 보호를 골자로 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투자협정을 체결, 공식적인 발효 절차에 들어갔다.

한.아세안FTA는 지난 2007년 6월 상품분야, 지난 5월 서비스 분야 협정 체결에 이어 이번에 투자 분야 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제주 신라호텔에서 아피싯 태국 총리와 함께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한.아세안은 이제 서로 관심과 이해를 나누는 따뜻한 이웃, 공동 번영을 향해 나아가는 동반자가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도 나집 툰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 미얀마의 떼인 세인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실질적 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상회의 2세션에 앞서 정상들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안내로 제주 ICC에 마련된 녹색성장 전시관에서 태양광에너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수소연료 전지자동차 등을 둘러본다.

`따뜻한 이웃, 번영의 동반자'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이 대통령 취임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번째 다자회의로, 이 대통령이 올해 초 천명한 `신(新) 아시아 외교구상'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회의는 지난 2000년 아셈(ASEM) 정상회의 및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국내에서 개최된 최대 규모의 정상급 행사다.

(서귀포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