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아로요 첫 회담..북핵문제 등 논의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제주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공식 방한 중인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 1949년 수교 이후 양국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공유하면서 긴밀히 협력한 데 대해 긍정 평가하고 향후 교육, 문화 등 다방면에서 관계 증진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두 정상은 향후 양국이 경제.통상 분야의 협력을 확대, 심화해 나가는 동시에 21세기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새로운 협력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에는 다른 아세안 국가와는 달리 경제뿐 아니라 문화, 외교, 국방, 관광 등 포괄적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더욱더 여러 분야에서 깊은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전력산업, 광물개발 등의 분야에서 양국간 투자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 기업의 필리핀 현지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현지 외국인투자 환경 개선을 요청했다.

이에 아로요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필리핀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한 뒤 최근 농업분야에서 한국의 개발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양국 정상은 끝으로 최근 북한 2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과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핵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상호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과 아로요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이를 계기로 양국은 농업, 노동, 전력 등의 분야에서 협정 또는 양해각서를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두 정상은 회담 후 만찬을 함께 하며 우의를 다졌고, 아로요 대통령은 방명록에 필리핀 전통어로 'MABUHAY(행운을 위하여)'라고 적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오늘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접견과 한ㆍ필리핀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사실상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면서 "회의 기간 잇단 양자회담과 다자회의를 통해 `신(新) 아시아 외교구상'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이승우 기자 humane@yna.co.kr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