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가 엄수됐다.

LA지역 10여개 단체가 결성한 노 전 대통령 추모위원회는 29일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각) 한인타운 내 임마누엘 교회에서 300여명의 동포가 참석한 가운데 고인에 대한 추모의 밤 행사를 열었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은 젊은 부부와 청소년, 장년층,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동포들이 교회 본당 1,2층을 가득 메워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행사는 불교와 천주교, 원불교, 기독교 등의 종교의례와 추모사, 약력보고, 조가, 조사, 추모영상 상영, 조시 등의 순으로 1시간30여분간 진행됐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의전비서관으로 미국 연수중인 정만호씨가 참석, 조사 순서에서 고인의 소탈한 모습을 드러내는 의전과 관련된 일화들을 소개한 뒤 "사람다운 세상에 살아보겠다며 봉하마을로 내려가셨는데 너무나 황망하게 가셨다"며 안타까워했다.

행사에 참석한 동포들은 추모사가 낭독되거나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추모영상이 상영될 때마다 눈시울을 붉혔고,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이 모두 촛불을 켠 채 `상록수'를 합창할 때는 많은 참석자들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일부 추모객들은 길게 줄을 서 본당 앞쪽에 마련된 노 전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마지막 조문을 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