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에서 진행된 발인제는 29일 오전 5시 육 · 해 · 공군 의장대 10명으로 이뤄진 운구병이 태극기를 씌운 노 전 대통령의 관을 봉하 마을회관 빈소에서 분향소 앞으로 옮겨 운구차에 싣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마을회관 앞 광장에서 발인 때 문앞에서 치르는 간단한 의식인 견전제(遣奠祭)가 진행됐다.

상주인 건호씨가 술과 음식을 올린 뒤 절을 했고,유가족이 무릎을 꿇고 앉은 가운데 축문이 낭독됐다.

견전제가 시작되자 마을회관 광장에서 밤을 꼬박 새운 조문객과 지지자들은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일부 지지자들은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위로했다. 축문 낭독 후 유가족이 다시 절을 올리는 재배까지 걸린 시간은 10여분.

견전제를 마친 뒤 유족들은 영정과 국민훈장을 들고 사저와 생가를 돌았다. 영정을 든 곽상언 변호사를 따라 권양숙 여사와 건호,정연씨 남매,친지,문재인 전 비서실장,한명숙 장의위원회 공동의장,송기인 신부,안희정 민주당 최고의원,이광재 의원 등 50여명이 분향소에서 사저까지 이어진 골목길 200m를 천천히 걸어갔다.

딸 정연씨와 손녀의 손을 꼭 잡은 권 여사는 골목길에 모여 오열하는 조문객을 향해 목례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저에 도착한 일행은 고인이 얼마 전까지 머물며 체취를 남긴 서재와 침실,거실 등을 둘러봤다.

운구차가 천천히 마을회관 입구로 이동하자 지지자와 조문객 2만여명(경찰 추산)은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잘 다녀오십시오"라고 외쳤고 한 여성은 출발하려는 운구차 앞에 엎드려 절을 올리기도 했다. 운구차가 움직이자 마을 스피커에선 고인이 평소 즐겨 부르던 '상록수'가 울려 퍼졌다.

봉하마을 입구에서 진영읍내까지 이어지는 5~6㎞ 구간의 도로 양쪽에도 운구행렬을 보려는 추모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나와 자리를 차지했다.

봉하마을 =김태현/신경원/하인식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