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사용될 만장에 대나무 대신 PVC 파이프가 사용돼 불교계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29일 불교계에 따르면 장의위원회는 27일부터 만장 2천여 개를 제작 중인 조계사 측에 만장을 매달 지지대로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대나무 대신 PVC 파이프를 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장례 전반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불교장례전문단체인 연화회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가 시위용품으로 변질할 우려가 있음을 들어 만장에 대나무 대신 PVC파이프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조계사 측은 이에 앞서 만장 제작에 사용하기 위해 전남 담양에서 4m 길이의 만장용 대나무 2천여 개를 확보해 조계사 마당에 쌓아뒀으며,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친필로 만장 글씨를 쓴 것을 시작으로 불교계와 일반 조문객의 참여 아래 만장을 제작해왔다.

불교계 한 관계자는 "불교행사 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만장은 대나무에 매다는 것이 관례로 망자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한 후 장례식 후 태우는 것"이라며 "PVC에 만장을 매달게 한 조치는 불교계로서는 서운하고 불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