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4차례, 무전기로 1차례 통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 23일 오전 노 전 대통령의 등산에 동행했던 이 모 경호관은 사저 경호동(CP)에 있던 신 모 경호관과 휴대폰과 무전기로 여러차례 긴박한 통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7일 경찰의 수사 브리핑에 따르면 이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정토원에 갔다가 부엉이바위에 되돌아온 오전 6시17분께 신 모 경호관에게 첫 전화를 했다.

이 경호관은 휴대폰 단축 키로 "잠깐 대통령님 심부름을 다녀온 사이 대통령께서 보이지 않는다, 나와서 내려오시는가 확인좀 해라"고 요청했다.

그는 근처에서 나물을 캐던 오모(57.여) 씨에게 확인을 했지만 "등산객을 못봤다"는 대답을 듣자 다시 6시23분께 신 경호관에게 다시 전화해 "찾았나, 안보이나"라고 물었다.

신 경호관은 "안보인다"고 대답했다.

이 경호관은 사자바위 쪽으로 뛰어다니면서 노 전 대통령을 찾아헤매 7분 뒤인 6시30분에 신 경호관에게 3번째 전화를 걸어 "저수지나 연꽃밭 쪽을 찾아보라"고 했다.

이 경호관이 정토원을 다시 갔다오는 사이 6시35분께 신 경호관이 전화를 걸어와 "정토원 법당에 있을지 모르니 한번 보시죠"라고 하자 이 경호관은 "아니 없더라"고 말하고 부엉이 바위로 뛰어갔다.

이 경호관은 `바위 밑에 있을 지 모른다' 직감에 뛰어내려가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하고 6시45분께 이번에는 무전기를 사용해 경호동에 "사고가 발생했으니 차 대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경호를 받지 못한 31분동안 이 경호관은 신 경호관과 4차례 휴대폰 통화를,경호동과는 무전기로 1차례 통화를 한 것이다.

당초 무전기로 "VIP를 놓쳤다"고 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차이가 있으나 휴대폰으로 사고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긴급한 상황에서 무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이 수사과장은 "경찰도 그 부분이 이상해서 집중적으로 물어봤지만 `휴대폰 단축 키를 사용, 통화하는 것이 더 편해서 그랬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경호관의 휴대폰 및 무전기 사용기록은 확인했으나 통화내용은 저장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b94051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