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유서 내용 중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는 부분에 그의 `소박한 품성'이 잘 담겨있다고 한 측근이 24일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386그룹 핵심인사인 최인호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날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빈소 근처에서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노 전 대통령 유서의 의미를 나름대로 분석해 이 같이 말했다.

최 전 비서관은 "`작은'이라는 단어는 비석을 크게 화려하게 만들지 말고 소박하고 작은 것으로 해달라는 당부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값이 싼 디스 담배를 피웠으며 중간에 끄는 것이 아까워 필터 근처까지 끝까지 피웠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비석'에 대해서는 자신은 비록 이렇게 떠나지만 사회개혁과 민주주의 발전, 지역감정 해소, 서민을 위했던 그의 노력들은 영원히 기억됐으면 한다는 마지막 희망으로 해석된다고 최 전 비서관은 말했다.

그는 "최근 사저를 방문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았고 거의 식사를 못하는데다 불면증도 심한 것으로 보였다"며 "얼굴이 '반쪽'이 될 정도로 수척했던 것으로 미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3~4일 전부터 지인들의 전화를 일절 받지 않았다고 들었다"며 "이제와서 생각해 보니 그 시점을 전후해 모종의 결심을 하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애통해 했다.

이 같은 그의 말은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로 인한 압박감으로 수일 전부터 자살을 마음에 담고 있었던 같다는 다른 지인들의 말과도 맥이 통하는 대목이다.

(김해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