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자살한 것으로 공식 발표했다.

병원측은 머리 손상을 직접적인 사망원인으로 확인했다.

문 전 비서실장은 23일 오전 11시 노 전 대통령이 시신이 안치된 양산 부산대병원 강당에서 브리핑을 갖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뒷산에서 뛰어내렸으며 오전 9시30분 숨졌다”고 밝혔다.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은 가족 앞으로 간단한 유서를 남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발표에서 “노 전 대통령은 오전 5시45분께 사저에서 나와 봉화산에서 등산을 하던 중 오전 6시40분께 바위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경호관 1명이 수행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전 실장은 또 “노 전 대통령은 8시13분께 병원에 도착했으나 상태가 위중해 9시30분께 서거하셨다”고 말했다.

백승완 양산 부산대병원장도 브리핑에서 “머리 손상이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한 달 전 쯤인 4월 21일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라는 언론을 향한 호소문을 올린 바 있다. 봉화산 꼭대기 사자바위에 늘 설치돼 있는 언론의 카메라에 시달리다 못해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달라"고 그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호소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 글에서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등이 모두 국민의 알 권리에 속하는 것이냐"고 반문하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달라"고 언론에 당부했었다.

노 전 대통령은 봉화산에 있는 일명 '부엉이바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엉이바위는 바위 위에 서면 발밑에 깎아지는 듯한 절벽이 30m정도 펼쳐져 있다.

주민들은 오래 전 이 바위에 부엉이가 많이 앉아있다고 해서 '부엉이바위'라고 부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산책하며 생각에 잠기곤 했던 산을 찾아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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