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한국의 유엔 평화유지 활동 참여 및 개발원조 규모 확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춘천 강원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한국)의 지원은 우리의 경제력에 비해 턱없이 못미치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유엔 평화유지군(PKO) 파병규모가 PKO 참여 119개국 가운데 36위에 머물고 있고 개발원조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4분의 1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유 장관은 "이제는 우리가 받았던 것들을 어려운 이웃 국가에 되돌려 줘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면서 "평화유지활동 참여와 개발원조 지원 규모를 적극적으로 늘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전세계적 경제불황을 언급, "경기침체로 국내 경제 사정도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더 어려운 이웃 국가를 위해서 우리의 마음 씀씀이를 넓혀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장관은 "이웃의 가난을 외면하면 결국 우리도 궁핍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은 성숙한 세계국가의 필수요건이기도 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정부는 이달 초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구급차와 순찰용 오토바이 등 500만달러 상당의 장비지원과 함께 현재 25명인 지역재건팀을 85명으로 늘리고 의료활동 위주인 이들의 활동도 직업훈련 등으로 확대해 향후 3년간 7천410만달러를 추가로 지원키로 결정한 바 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아프간에 대한 추가지원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며 일각에서는 전투부대나 공병.의료부대 파병, 대규모 재정적 지원 등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 장관은 강연에서 "한미동맹은 지난 50여년간 우리에게 평화.안정 및 번영의 기회를 제공해온 전략적 기반이었다"면서 "앞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가는 데 있어서도 한.미 동맹이 굳건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냉전시대의 `제로섬 외교(한쪽이 이득을 얻으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입게 된다는 논리)' 패러다임은 설득력을 잃었고, 지금은 `플러스섬 외교'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며 "한.미 관계가 강화되면 한.중 관계도 함께 돈독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달 1-2일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언급, "정부는 `신아시아외교'를 적극적으로 전개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통해 "신아시아외교가 보다 내실을 다져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밖에 "강원도는 남북을 연결하는 관문으로서 특수성을 지닌다"면서 "현재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북핵문제가 불거지는 등 남북관계가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통일 이후에는 강원도가 `분단 1번지'에서 `통일 1번지'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춘천연합뉴스) 김병수 이유진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