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경협관계 구축..모든 국가와 FTA 추진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올해초 천명한 `신(新) 아시아 외교'의 본격 대장정에 오른다.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행사는 이 대통령 취임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번째 다자회의로, 이른바 `엠비(MB) 외교'의 지평을 한 차원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해 `4강(强) 외교'를 마무리한 데 이어 최근 국제사회의 신흥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역내 중심국가의 외교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이번 정상회의에서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초 남태평양 3개국 순방의 종착지였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실질적 협력 증진을 지향하는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선언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아주지역 공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실질적인 아시아 시대가 예고돼 있는 만큼 금년에는 이웃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이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달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 신아시아 외교의 첫단추를 꿴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지 반정부 시위로 회의가 무산되면서 이번 제주 특별정상회의가 사실상 아세안 국가들과의 첫 다자외교 무대가 됐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10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2개국을 방문, 자원.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신 아시아 외교'의 실질적인 첫 성과물을 얻어냈다.

`실질적 관계, 영원한 우정'(Partnership for Real, Friendship for Good)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열리는 이번 제주 특별정상회의는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리더국가로서 발돋움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세안이 지난해 우리나라와의 교역액이 902억 달러에 달하는 핵심 경제파트너로 부상한데다 북한이 참여하는 역내 유일의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도 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중요성은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 최고위원 및 중진 의원들을 아세안 10개국에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파견하고 직접 회의 준비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도 이런 정치.외교적 의미를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이 대통령은 제2차 한.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아세안+3 정상회의(10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등 아시아 외교행보에 가속페달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을 초청해 `한.중앙아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신아시아 정상외교를 통해 이 대통령은 아시아권내 모든 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는 등 경제교류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아시아 각국에 대해 맞춤형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시아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동시에 기후변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등 글로벌 이슈에서도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핵심 외교 파트너"라면서 "이 대통령은 향후 이슈별로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협의체(Asian Caucus)를 구축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